벡터(vector)는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갖는 양이다. 점 $A$에서 점 $B$로 향하는 유향선분으로 나타내고 $\overrightarrow{AB}$ 또는 $\vec{a}$로 쓴다. 크기만 갖는 양(길이, 넓이, 온도)은 스칼라라 부른다.
"얼마나, 어느 쪽으로"를 한 덩어리로 다루는 도구다. 시작점이 달라도 크기와 방향이 같으면 같은 벡터로 본다 — 벡터는 "위치"가 아니라 "이동"이기 때문이다. 이 관점 덕에 도형 문제가 계산 문제로 바뀐다: 평행, 내분, 무게중심 같은 기하적 사실이 벡터 연산 몇 줄로 정리된다.
벡터에서 처음 낯선 건 **"시작점이 달라도 같은 벡터"**라는 말이다. 화살표를 그려 놓으면 그게 놓인 자리가 중요해 보이는데, 벡터가 담는 정보는 오직 "얼마나, 어느 쪽으로"뿐이다. 지도 위의 "북쪽으로 $3\,\text{km}$"라는 안내를 떠올려 보자. 서울에서 출발하든 부산에서 출발하든 "북쪽으로 $3\,\text{km}$"는 똑같은 이동 지시다 — 출발 지점은 지시 내용의 일부가 아니다. 벡터도 마찬가지라, 크기와 방향만 같으면 평면 어디에 그려져 있든 같은 벡터로 본다.
이 관점을 잡으면 위치벡터라는 말도 자연스러워진다. 벡터 자체엔 위치가 없지만, 원점이라는 공통 출발점을 정해 놓고 "원점에서 그 점까지의 이동"으로 각 점을 나타내면 점 하나하나에 벡터 하나가 붙는다. 그러면 중점·내분점 같은 도형 이야기가 "이동의 평균"처럼 벡터 계산으로 바뀐다.
흔한 착각 하나 — 벡터의 덧셈을 성분끼리 더하는 규칙으로만 외우면, 그게 왜 "이동을 이어 붙이는 것"과 같은지 놓치기 쉽다. $\vec{a}$만큼 가고 이어서 $\vec{b}$만큼 가면 실제 도착점은 $\vec{a} + \vec{b}$로 한 번에 간 것과 같다. 성분 계산은 이 이어 붙이기를 좌표로 옮긴 것일 뿐이다.
$$\vec{a} + \vec{b} = (a_1+b_1,\ a_2+b_2), \qquad k\vec{a} = (ka_1,\ ka_2)$$
두 점 $A(1, 2)$, $B(4, 6)$에 대해 $\overrightarrow{AB} = (4-1,\ 6-2) = (3, 4)$이고 $|\overrightarrow{AB}| = \sqrt{9+16} = 5$.
선분 $AB$의 중점 $M$은 위치벡터로 $\overrightarrow{OM} = \frac{1}{2}(\overrightarrow{OA} + \overrightarrow{OB})$ — "중점 = 평균"이 벡터 식으로 그대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