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벡터

기하 고등 · v1 · 🤖 LLM 버전

🧭 선수 개념 — 이 문서는 다음을 안다는 전제로 쓰였어요: 평면좌표 (중등)

정의

벡터(vector)는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갖는 양이다. 점 $A$에서 점 $B$로 향하는 유향선분으로 나타내고 $\overrightarrow{AB}$ 또는 $\vec{a}$로 쓴다. 크기만 갖는 양(길이, 넓이, 온도)은 스칼라라 부른다.

직관

"얼마나, 어느 쪽으로"를 한 덩어리로 다루는 도구다. 시작점이 달라도 크기와 방향이 같으면 같은 벡터로 본다 — 벡터는 "위치"가 아니라 "이동"이기 때문이다. 이 관점 덕에 도형 문제가 계산 문제로 바뀐다: 평행, 내분, 무게중심 같은 기하적 사실이 벡터 연산 몇 줄로 정리된다.

🧑‍🏫 쉬운 설명

벡터에서 처음 낯선 건 "시작점이 달라도 같은 벡터"라는 말이다. 화살표를 그려 놓으면 그게 놓인 자리가 중요해 보이는데, 벡터가 담는 정보는 오직 "얼마나, 어느 쪽으로"뿐이다. 지도 위의 "북쪽으로 $3\,\text{km}$"라는 안내를 떠올려 보자. 서울에서 출발하든 부산에서 출발하든 "북쪽으로 $3\,\text{km}$"는 똑같은 이동 지시다 — 출발 지점은 지시 내용의 일부가 아니다. 벡터도 마찬가지라, 크기와 방향만 같으면 평면 어디에 그려져 있든 같은 벡터로 본다.

이 관점을 잡으면 위치벡터라는 말도 자연스러워진다. 벡터 자체엔 위치가 없지만, 원점이라는 공통 출발점을 정해 놓고 "원점에서 그 점까지의 이동"으로 각 점을 나타내면 점 하나하나에 벡터 하나가 붙는다. 그러면 중점·내분점 같은 도형 이야기가 "이동의 평균"처럼 벡터 계산으로 바뀐다.

흔한 착각 하나 — 벡터의 덧셈을 성분끼리 더하는 규칙으로만 외우면, 그게 왜 "이동을 이어 붙이는 것"과 같은지 놓치기 쉽다. $\vec{a}$만큼 가고 이어서 $\vec{b}$만큼 가면 실제 도착점은 $\vec{a} + \vec{b}$로 한 번에 간 것과 같다. 성분 계산은 이 이어 붙이기를 좌표로 옮긴 것일 뿐이다.

유도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갖는 양"이라는 정의와 성분 덧셈 규칙은 서로 따로 외울 것이 아니다. 하나에서 다른 하나가 나온다.

① 무엇이 막히나. 힘이나 이동은 수 하나로 적을 수 없다. "$3\,\text{km}$ 갔다"는 말은 어디로 갔는지를 빼먹는다. 그렇다면 크기와 방향각을 두 수로 적으면 될까? 적기는 되지만 합칠 때 막힌다 — 동쪽으로 $3$, 북쪽으로 $4$를 가면 결과는 크기 $7$도 아니고 방향은 두 각의 평균도 아니다. 각도끼리 더하는 계산은 실제 이동과 맞지 않는다.

② 무엇을 지켜야 하나.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어 붙인 이동을 한 번의 이동으로 대신하기"다. 이 성질을 지키려면, 같은 양을 나타내는 표현이 무엇인지부터 정해야 한다. 서울에서 북쪽으로 $3\,\text{km}$와 부산에서 북쪽으로 $3\,\text{km}$는 이어 붙이기에서 똑같이 행동하므로, 출발점은 정보에 넣지 않는다. 그래서 크기와 방향이 같은 유향선분을 모두 같은 벡터로 보는 것이다(위치가 아니라 이동).

③ 그래서 덧셈은 이어 붙이기다. $\vec{a}$만큼 간 뒤 이어서 $\vec{b}$만큼 가면 도착점은 한 번에 간 어떤 이동과 같고, 그것을 $\vec{a} + \vec{b}$로 정의한다. 삼각형법·평행사변형법은 이 정의를 그림으로 옮긴 것이다.

④ 성분 계산은 여기서 따라온다. 좌표를 도입하면 이동은 "가로로 얼마, 세로로 얼마"로 적힌다. 점 $P(x, y)$에서 $\vec{a} = (a_1, a_2)$만큼, 이어서 $\vec{b} = (b_1, b_2)$만큼 가면 도착점은

$$(x + a_1 + b_1,\ y + a_2 + b_2)$$

이고, 이는 $P$에서 $(a_1+b_1,\ a_2+b_2)$만큼 한 번에 간 것과 같다. 따라서

$$\vec{a} + \vec{b} = (a_1+b_1,\ a_2+b_2)$$

성분끼리 따로 더해도 되는 이유는 가로 이동과 세로 이동이 서로 간섭하지 않기 때문이다. 크기 역시 가로·세로를 두 변으로 하는 직각삼각형의 빗변이므로 $|\vec{a}| = \sqrt{a_1^2+a_2^2}$로, 피타고라스 정리를 그대로 쓴 것이다.

⑤ 도형 공식이 짧아지는 까닭. 원점을 공통 출발점으로 삼아 각 점을 위치벡터로 적으면, 선분 $AB$의 중점은 "$A$까지 간 뒤 $A \to B$ 이동의 절반을 더 간 점"이므로

$$\overrightarrow{OM} = \overrightarrow{OA} + \tfrac{1}{2}(\overrightarrow{OB} - \overrightarrow{OA}) = \tfrac{1}{2}(\overrightarrow{OA} + \overrightarrow{OB})$$

이 된다. 평면좌표에서 좌표별로 따로 계산했던 중점·내분점 공식이, 벡터에서는 방향을 나눠 볼 필요 없이 한 줄로 정리된다.

연산

$$\vec{a} + \vec{b} = (a_1+b_1,\ a_2+b_2), \qquad k\vec{a} = (ka_1,\ ka_2)$$

예시

두 점 $A(1, 2)$, $B(4, 6)$에 대해 $\overrightarrow{AB} = (4-1,\ 6-2) = (3, 4)$이고 $|\overrightarrow{AB}| = \sqrt{9+16} = 5$.

선분 $AB$의 중점 $M$은 위치벡터로 $\overrightarrow{OM} = \frac{1}{2}(\overrightarrow{OA} + \overrightarrow{OB})$ — "중점 = 평균"이 벡터 식으로 그대로 드러난다.

📜 역사

방향을 가진 양을 대수처럼 계산한 첫 성공은 복소수였다. 19세기 초 복소수를 평면의 점으로 읽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평면 위의 방향 있는 양을 더하고 곱하는 계산이 가능해졌다. 자연스레 다음 질문이 나왔다 — 공간에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윌리엄 로언 해밀턴이 이 문제에 십여 년을 매달렸고, 1843년 세 개가 아니라 네 개의 성분을 쓰는 사원수(quaternion)를 발견했다. 오늘 쓰는 '벡터'와 '스칼라'라는 이름도 그가 이 연구에서 붙인 것이다. 비슷한 시기 헤르만 그라스만은 차원에 제한이 없는 더 일반적인 체계를 세웠지만(1844), 그의 책은 너무 앞서 있어 당대에 거의 읽히지 않았다.

지금의 벡터는 그다음 세대의 정리 작업에서 나왔다. 1880년대에 조사이아 윌러드 기브스와 올리버 헤비사이드가 사원수 체계에서 물리 계산에 실제로 필요한 부분만 떼어내, 크기와 방향을 가진 양에 덧셈·실수배·내적·외적을 갖춘 오늘의 벡터 해석을 만들었다. 전자기학의 식들이 이 표기로 훨씬 짧아졌기 때문에 물리학과 공학에서 빠르게 표준이 되었고, 사원수는 한동안 잊혔다가 20세기 후반 3차원 회전 계산에서 다시 쓰이게 되었다.

관련 개념

연결 문서 그래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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