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항이 $a$이고, 각 항에 일정한 수 $r$을 곱하면 다음 항이 되는 수열을 등비수열이라 하고, $r$을 공비($a_n$과 $a_{n+1}$의 비율)라 한다. 즉 모든 자연수 $n$에 대해
$$\frac{a_{n+1}}{a_n} = r \quad (a_n \neq 0,\ r \neq 0)$$
이 성립하는 수열이다. 이때 일반항은
$$a_n = a r^{n-1}$$
로 나타낸다.
등비수열은 "매번 같은 배수를 곱해서" 커지거나 작아지는 수열이다. 예를 들어 세균이 한 시간마다 2배로 늘어나는 상황, 물건 가격이 매년 10 %씩 오르는 상황이 등비수열이다. 등차수열이 "매번 같은 수를 더하는" 변화라면, 등비수열은 "매번 같은 비율로 곱하는" 변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비 $r$의 크기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는데, $|r|>1$이면 항이 점점 커지고, $0<|r|<1$이면 0에 가까워지며, $r<0$이면 부호가 번갈아 바뀐다.
등비수열의 일반항 공식과 합의 공식이 왜 그런 모양인지 실제로 계산해서 확인해보자.
일반항 유도
등비수열의 정의는 "다음 항이 항상 이전 항의 $r$배"라는 것, 즉
$$a_{n+1} = r a_n$$
이 모든 $n$에 대해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식만으로는 $a_n$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 수 없으니, 첫째항부터 차례로 대입해보자.
$a_1 = a$ $a_2 = r a_1 = ra$ $a_3 = r a_2 = r(ra) = r^2 a$ $a_4 = r a_3 = r(r^2a) = r^3a$
지수가 $n-1$과 같이 하나씩 밀리는 패턴이 보인다. 즉 $a_n$을 구하려면 $a_1$에 $r$을 $(n-1)$번 곱하면 된다:
$$a_n = r a_{n-1} = r(r a_{n-2}) = r^2 a_{n-2} = \cdots = r^{n-1}a_1 = a r^{n-1}$$
이렇게 해서 일반항 $a_n = ar^{n-1}$이 얻어진다.
합의 공식 유도 ($r \neq 1$)
$S_n = a + ar + ar^2 + \cdots + ar^{n-1}$ 이라 하자. 이대로는 항이 $n$개나 되어 정리가 안 되니, 양변에 $r$을 곱한 식을 하나 더 만들어 비교해보자.
$$rS_n = ar + ar^2 + ar^3 + \cdots + ar^{n}$$
두 식 $S_n$과 $rS_n$을 나열해 보면 $ar, ar^2, \dots, ar^{n-1}$ 부분이 겹친다. $S_n - rS_n$을 계산하면 겹치는 항이 모두 사라지고 양 끝만 남는다:
$$S_n - rS_n = a - ar^n$$ $$(1-r)S_n = a(1-r^n)$$
$r \neq 1$이면 $1-r \neq 0$이므로 양변을 $1-r$로 나누어
$$S_n = \frac{a(1-r^n)}{1-r} = \frac{a(r^n-1)}{r-1}$$
을 얻는다. ($r=1$인 경우는 모든 항이 $a$로 같으므로 $S_n = na$이다.)
첫째항 $a=3$, 공비 $r=2$인 등비수열은 $3, 6, 12, 24, 48, \dots$이고, 일반항은 $a_n = 3 \cdot 2^{n-1}$이다. 제 5항까지의 합은
$$S_5 = \frac{3(2^5-1)}{2-1} = 3 \cdot 31 = 93$$
이며 실제로 $3+6+12+24+48 = 93$으로 확인된다.
일반항을 연속적인 지수함수 그래프로 나타내면 항이 얼마나 빠르게 커지는지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은행의 복리 예금이 등비수열의 대표적인 예다. 원금 $100$만원을 연이율 5%의 복리로 예금하면, 1년 후에는 $100 \times 1.05 = 105$만원이 되고, 2년 후에는 그 금액에 다시 $1.05$를 곱한 $105 \times 1.05 = 110.25$만원이 된다. 이렇게 매년 원금(과 그동안 붙은 이자)에 같은 비율 $1.05$를 곱하는 과정이 반복되므로, $n$년 후의 금액은 첫째항이 $100$이고 공비가 $1.05$인 등비수열의 $(n+1)$번째 항 $100 \times 1.05^n$으로 계산된다. 단리 예금과 달리 복리 예금이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빠르게 불어나는 이유가 바로 이 등비수열적 증가 때문이다.
잘못된 생각: 합의 공식 $S_n = \dfrac{a(r^n-1)}{r-1}$을 공비가 $r=1$인 경우에도 그대로 대입한다. 왜 틀렸는지: $r=1$이면 분모가 $0$이 되어 식 자체가 정의되지 않는다. 이 경우는 모든 항이 $a$로 같으므로 $S_n = na$를 따로 써야 한다.
잘못된 생각: 등비중항을 구할 때 $b = \sqrt{ac}$로만 계산하고 끝낸다. 왜 틀렸는지: $b^2=ac$를 만족하는 $b$는 $\pm\sqrt{ac}$ 두 개다. 세 수의 부호나 수열의 조건(예: 모든 항이 음수)을 확인하지 않으면 부호를 잘못 정할 수 있다.
잘못된 생각: 어떤 항이 $0$이어도 공비만 맞으면 등비수열이라고 생각한다. 왜 틀렸는지: 등비수열은 항 사이의 비 $\dfrac{a_{n+1}}{a_n}$이 정의되어야 하므로 어느 항도 $0$이 될 수 없다. 한 항이라도 $0$이면 그 뒤의 비를 정의할 수 없어 등비수열이 아니다.
등비수열에 대한 연구는 이미 고대 그리스의 수학책인 유클리드의 원론(Elements)에 등장한다. 그 안에는 등비수열의 합을 구하는 명제가 실려 있는데, 이는 완전수(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이 자기 자신과 같은 수)를 연구하는 데 쓰였다. "등비수열"이라는 이름은 이웃한 두 항 사이의 관계가 평균 중에서도 곱셈으로 정의되는 기하평균(등비중항)으로 맺어져 있다는 데서 왔으며, 이웃한 항의 차이가 일정한 산술평균 관계로 맺어진 등차수열과 대비되는 이름이다. 등비수열이 눈으로 보기보다 훨씬 빠르게 커진다는 사실은 "체스판에 쌀알을 매 칸마다 두 배씩 올려놓으면 마지막 칸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 된다"는 옛이야기로 오래전부터 널리 전해져 왔다.